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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재회

2021
Ⓒ 이정숙
단원고등학교 2학년 10반 권지혜 학생 어머니
118cm×155cm

우리 지혜가 있는 하늘나라가 어떤 곳인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사후 세계가 너무 궁금해서 이승과 저승을 오고 간 실화를 담긴 책도 읽어보고 멀리서 지혜의 그림자라도 보고 싶은 마음에 비행기를 타고 하늘 가까이 가서 창문 사이로 지혜가 있지 않나 하고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지혜가 학교 다녀오면 애완견 루비를 안고 교감을 느끼곤 했던 모습이 생각이 나서 지혜 체온을 느끼고 싶어 루비를 안아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어디에서도 지혜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보고 싶고 볼도 비비고 싶은 마음은 더 간절해졌습니다. 지혜 사진을 안고 잠들 때까지 필름을 되돌리듯 지혜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기도 하였습니다.

꿈에서라도 지혜의 손을 잡아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퀼트 작품으로 표현해보았습니다. 간절한 마음을 담아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 지혜를 생각하면서 밤늦게까지 하는 날에는 나의 간절함이 통했는지 꿈에서 지혜를 만났습니다. 작품을 만들면서 지혜 꿈을 두 번 꾸었습니다. 첫 번째 꿈에서는 지혜가 헝클어진 머리를 하고 입가에는 무언가가 잔뜩 묻힌 채 나를 보며 “엄마”라고 불렀습니다. 나는 지혜에게 뭘 그렇게 묻히고 다니냐며 깨끗이 닦아주었습니다. 두 번째 꿈에서는 지혜가 무슨 좋은 일이 있는지 활짝 웃는 모습으로 “엄마 나 왔어” 하며 내 주변을 이리저리 뛰어다녔습니다. 나도 너무 좋아 지혜 손을 잡고 껑충껑충 같이 뛰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지혜는 어떤 일이든지 주인공이 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내가 이 퀼트 작품으로 지혜를 주인공으로 만든 것이 좋아서 나의 꿈에 나타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하늘나라로 간 지혜를 너무 보고 싶어서 엄마가 사다리를 놓고 딸을 만나러 가는 그 간절함을 표현한 것입니다. 작품 속 나의 등에는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라고 적었습니다. 작품을 완성하고 매우 뿌듯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