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 2021년 06월 ~ 08월
내용 : 4.16을 기억하는 물품 만들어 보기(파우치, 우산)
●어떤 물건을 만드는 게 좋을 지 몇 번 의논을 했었고 키링, 그립톡, 텀블러 등 여러 가지 후보가 나왔습니다. 업체에 맡기는 것 보다는 직접 만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아 파우치에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습니다. 원래 한 달에 두 번 정도씩 만나서 그릴 생각이었지만, 시간이 많이 걸려서 주에 한 번씩은 만나야 했습니다. 처음엔 과연 잘 그릴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습니다. 첫 날에는 다른 분들의 그림이나 꽃의 생김새를 검색하는 데에만 한참이 걸렸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만나기 전에 필요한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몇 차례 하다 보니 나중에는 손이 익숙해져서 한 번에 세 개 정도씩은 그릴 수 있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잘 그리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림을 다 그린 후 와동에 있는 청년공간 상상대로에 찾아가 물품을 나눠 드렸습니다. 다양한 청년들이 찾아오고, 노란 리본을 비롯한 물건들을 무료 나눔하고 있기도 해서 가장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직원 분들이 감사하다고 해주셨을 때, 사람들이 저희 물건을 거의 다 가져갔다는 말을 들었을 때 뿌듯한 기분이 들었던 활동이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4.16을 기억할 수 있는 물품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예쁜 쓰레기에 그치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실용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손수건과 파우치 사이에서 고민하다 후자를 택했습니다. 처음부터 제작을 의뢰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희가 직접 만들고 전달하는 행위 자체에 의미를 두기로 했습니다. 4.16 추모 작품에서 바다나 배 다음으로 많이 등장하는 소재인 꽃을 그림의 주제로 정했습니다. 천에 그림을 그린다는 게 둘 다 처음 시도하는 일이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당장 선을 긋는 것부터가 익숙하지 않았고, 재료 특성상 밑그림을 그리거나 수정을 할 수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받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하자니 하나를 완성해도 완성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여느 때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 같습니다. 꼭 만나서 그리는 날이 아니어도 각자 참고할 그림을 찾아보고 종이에 연습해보는 등, 스무 개 남짓한 파우치를 만드는 사이에 여름이 다 지나가버린 느낌입니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었는지 상상대로에 물건들을 두고 올 때에 시원섭섭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먼저 배우고 시작했더라면 완성도가 더 좋았을 것 같아 아쉬움이 남지만, 그럼에도 끝을 맺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직 남은 몇몇 재료들을 가지고 이후에도 조금씩 그림을 그려볼 예정입니다.
이전 활동이 저희가 만든 물건을 나눠주는 방식이었다면, 이번엔 만드는 과정 자체를 사람들과 함께 해보고 싶었습니다. 파우치에 꽃을 그렸던 이전 활동을 고려했을 때, 연장선상에 있는 천아트 체험이 가장 적합해 보였습니다. 역할을 나눠 모임원 친구는 웹포스터를 만들어 참여자를 모집했고, 저는 소개받은 강사님과 일정을 조정했습니다. 희망 의사를 밝힌 네 분의 청년과 함께 10월 17일 우산에 그림 그리기 체험을 진행했습니다.
막연하게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활동을 생각해보긴 했지만 실현 가능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체험을 위한 준비 사항 점검, 인원 조직의 과정에서 생각 이상의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강사님들과 참가자 분들 모두 저희의 취지를 듣고서는 좋은 일을 한다며 격려해 주신 덕에, 의미를 전달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던 활동입니다. 그리고 4.16의 꿈을 통해 여러 가지 활동이나 체험을 할 수 있었고, 많이 알차고 평소에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할수있게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